어느 날 문득 '죽음'이라는 단어가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0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죽음이란 단순히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작업의 시작점이 되었다.
작품을 통해 인간을 물질, 영혼, 에너지라는 세 가지 요소로 나누어 바라본다.
작품을 이루고 있는 밀랍은 열을 받으면 고체에서 액체, 기체 상태로 변화한다.
이는 단일한 물질이 아닌 변화하고 흐르는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의 존재와 닮았다.
죽음이란 단순한 끝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환되는 과정일 뿐이다.
영혼은 물질과는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는 정신적 요소이다.
영혼은 변화하거나 소멸하지 않고 경험과 기억으로 쌓여 흔적으로 남는다.
에너지는 일정하다.
이 세상의 에너지는 결코 0이 될 수 없으며 끊임없이 연결되고 순환한다.
즉, 우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계속 존재하는 것이다.